Programming and my thoughts

출판사 : 동서문화사

저자 : 대니얼 키스

역자 : 김인영


앨저넌에게 꽃을

https://goo.gl/HFJCxn


예전부터 읽고싶었던 책인데... 최근에 구매해서 지난주에 완독했습니다.


독서노트를 남기는 이유는...

책을 읽어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머릿속에서 잊혀지는데... 

나중에는 그 책을 읽었는데도 내용에 대해 기억이 나지않는 사태에까지 이르더라구요. (...)

우리 뇌의 신비인지... 허허


예전에 화폐전쟁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당시 독서노트를 남기지않아 지금 돌이켜보면 "로스차일드가 나쁜놈" 밖에 기억이 안나는 황당한 사태를...ㅠㅠ


우선 제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이 책을 읽지는 않았어도 내용을 아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판단됩니다.


제가 의도하지않은 스포일러를 막기위해... 

수고스럽겠지만 스크롤바를 아래로 내려 계속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요약


주인공은 찰리 고든으로 IQ 70 정도에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32세의 남자입니다.

도너 베이커리라는 빵가게에서 일하고 있으며, 비크맨대학 지적장애 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있지요.


그는 정신지체장애를 가진 다른 사람들과 달리... 소설내내 배움에 대한 열의가 남다른 것으로 묘사됩니다.

뿐만 아니라, 아주 선하며 친절하고 공손한 캐릭터이기도 하죠.

(다만... 수술이후 정체성 혼란을 겪으면서 성격에 큰 변화가 생깁니다)


찰리는 비크맨대학의 정신과의사이자 뇌외과의사인 제이 스트라우스 박사를 통해 뇌수술을 받게됩니다.

그 후 IQ 180이상의 천재로 거듭나면서 겪게되는 찰리의 내적 갈등이 소설의 주요 내용입니다.


그토록 갈구했던 세상의 지식을 알게되나,

그동안 자신이 몰랐던 불편한 진실도 마주하게 됩니다.


찰리는 그의 인생 32년동안 어둠속에 가려져있어 볼 수 없었던 세상을 수술이후 단 몇개월만에 정면으로 마주보면서 끊임없이 고뇌하고 방황합니다.

이전에는 몰랐던... 

"어머니가 자신을 왜 떠났는지..."

"빵가게 동료들이 왜 내 친구가 될 수 있었는지..."

"비크맨 대학의 사람들이 왜 내게 접근했는지..."

"선생님으로 바라봤던 존재가 왜 갑자기 이성으로 보이는지..."


그는 그의 바람대로 똑똑해졌지만, 예전에는 알 수 없었던 세상의 적의와 살의를 느끼게됩니다.

찰리는 그것을 감당할 준비가 안되어있었습니다.


수술이후 그의 지능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면서 나중에는 180이상의 지능을 가진 인물로 묘사됩니다.

정치, 경제, 수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사어(Dead Language)를 포함하여 18개 언어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피아노를 능숙하게 연주하고 작곡까지 하게됩니다.

그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똑똑해졌지만...

정상적인 성장기 과정없이 맞이한 너무나 밝은 세상은 결국 찰리를 서서히 붕괴시킵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것은...

찰리는 자신이 받았던 수술은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는데...

그것은 이 수술은 지능을 증가시키지만 어느 순간 급격히 뇌기능을 퇴화시켜 결국에는 이전의 지능보다 못한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곧 죽는다는 사실도 알게됩니다.


인간인 찰리보다 앞서 이 수술을 받았던 똑똑한 실험쥐 "앨저넌" 이 죽는 부분에서 이것을 예감하게 됩니다.


앨저넌은 소설에 등장하는 똑똑한 실험쥐의 이름입니다.

그는 찰리에 앞서 같은 수술을 받았고... 지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영원히 그 똑똑함이 유지될 것 같았습니다.

비크맨대학의 스트라우스 교수는 이것을 찰리에게 임상실험해보고자 했던 것이죠.


똑똑해진 찰리는 결국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앨저넌처럼 서서히 붕괴되어 갑니다.

그는 스스로의 결정으로 워렌치료센터 (지적장애자들을 위한 격리된 치료센터) 로 가게됩니다.

소설의 마지막은 참으로 슬픕니다.


"어쩌다 우리 집을 지나갈 일이 잇으면 뒤뜰에 잇는 앨저넌의 무덤에 꼿을 바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소설의 특징


이 소설의 특징은 전개와 묘사부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찰리의 1인칭 시점에서 서술한 그의 일기를 독자가 읽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재미난 것은... 소설의 초반부에는 읽으면서 웃음이 나올 정도로 유치한 문장과 엉성한 맞춤법을 볼 수 있는데...

(예 : 오늘은 검사가 잇엇다. 나는 실패햇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틀림업시 나를 써주지 안을 것 갓다.)

(예 : 간단한 시험이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일어서서 가려고하니 찰리 안자요 아직 검사가 끈나지 안앗어요.)

찰리의 지능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면서 맞춤법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소설의 마지막에는 찰리의 지능이 퇴화되면서...

맞춤법이 다시 예전처럼 틀리기 시작하고 어휘력도 부족해지고 문장 표현력도 엉성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설내내 그의 일기를 읽으며 어느 순간 그에게 몰입되어 그의 삶을 온전히 따라가다가 그가 서서히 붕괴되는 것을 느낄 때에 대부분의 독자들은 울음을 터뜨리리라 생각됩니다.


* 기억해야할 부분


소설의 주요 내용은...

찰리의 심리적인 갈등이 대부분입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곳에 있던 사람이 밝은 곳으로 나가면 갑자기 눈이 부시면서 이전에 보이지않던 것들을 보게되지요.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되며...

이성에 대해서 눈을 뜨게되고...

또한 자신이 모르고 살았던 세상의 어두운 이면 또한 알게됩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성장기를 겪으면서 사람들과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지만...

찰리에게는 그러한 과정없이 (남들과 다른 성장기를 보냄)

지능만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계속해서 방황하게 됩니다.


즉... 작가인 대니얼 키스는....

지능으로는 인간성을 논할 수 없다는 무거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모님이 있었지만... 장애가 없는 동생이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게됩니다.

똑똑해진 뒤에는 가족들이 자신을 학대하고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찰리를 지켜주고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똑똑해진 뒤에는 찰리를 두려워하고 결국에는 자신과 다른 찰리를 내쫓게됩니다.


지역 심리치료센터의 선생님을 따르고 참 좋아했지만...

똑똑해진 뒤에는 그녀를 매력적인 이성으로 마주보게 됩니다.


찰리는 자신이 똑똑해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사람들의 말을 믿었지만...

똑똑해진 뒤에는 그들 역시 찰리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찰리를 도와준 것을 알게됩니다.


찰리는 지식의 열매를 먹은 뒤에는 결코 이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게 됩니다.


* 기억에 남는 주변인물


> 구아리노 선생님

책에서 찰리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인물들이 몇 있는데...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어린시절 찰리의 병원 선생님이었던 구아리노라는 약간 돌팔이같은 의사선생님입니다.

그는 초단파 뇌 기능 활성화 기계라는걸 사용해서 지능이 떨어진 아이들의 지능을 높이는 치료를 하고있습니다. (뚜뚜뚜하는 그런 장치인듯?)

사실 말도 안되는 치료방법이지만...

찰리의 엄마는 찰리의 떨어지는 지능을 정상이 아닌 "창조주의 실수", "비정상", "병" 으로 보고 이를 치료하고자 했습니다.

잘못된 접근 방법이었죠.


그러나 구아리노 선생님의 치료방법은 돌팔이일지 모르나... (또한, 은행 대출로 비싼 기계를 마련하다보니 빚을 갚아야하는 입장)

그는 진심어린 마음으로 찰리를 대했습니다.

찰리를 배려해주었고, 찰리가 말할 수 있게 기다려줬으며... 그가 잘한 일에 대해 박수치고 계속해서 질문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찰리의 어린 시절 유일하게 그를 인간으로 대해준 인물이었습니다.


참 인상적인 인물이었습니다.


저는 신앙을 가진 사람이다보니... 이 부분에서...

우리는 매일 스스로를 돌아보며 반성해야하는데...

특히...

내가 가시돋힌 말을 하기보다는 상대방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말을 하도록 노력해야하고...

내 자신을 높이기보다는 더이상 내려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나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마주해야하며...

세상의 영광과 빛을 향해 걸어가기보다는... 춥고 좁은 길목에서 슬피우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한 번 생각했습니다.


> 어느 시점에서만 친구가 될 수있는 인물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중에는...

찰리의 어느 시점에서만 그와 친구가 될 수 있는 인물들이 몇 나옵니다.

대표적으로 "페이" 라는 활달한 성격의 여자가 있네요.

찰리가 이성을 가지고있고, 똑똑한 젊은이였을 때에 그에게 매력을 느끼지만... 그가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그를 예전과 달리 차갑게 대하고, 결국에는 완전히 마음의 문을 닫습니다.

그외에도... 빵가게 동료들도 찰리가 바보였을 때에는 때론 찰리를 놀림감으로 삼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를 측은하게 여겨 친구로 대해주지만, 그가 똑똑해진 이후에는 "넌 우리와 달라" 라는 생각으로 그를 완전히 배척합니다.

소설의 마지막에 이르러 찰리가 다시 바보가 되었을 때에는 빵가게 동료들이 다시 찰리의 친구가 되어줍니다.


인간이 얼마나 편협하고 이기적인 존재인지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라는 책을 보면 인간이 끼리끼리 놀며 잠재적으로 자신들의 무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인물들을 배척하기위해 그를 멀리하고 그에 대한 악담을 한다는 내용이 기억납니다.

이것이 그 무리를 사회에서 살아남게하는 생존법이 되기도 합니다.


* 참고


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 이 이 소설을 모티브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당시 드라마를 못봐서...ㅠㅠ)

최근에는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 로도 각색되기도 했습니다. (이것을 보러가려고 생각중입니다)


* 마무으리


한 사람을 마주볼 때에... 결코 그가 아는 지식, 가진 재물의 총합으로 그를 대해서는 안됩니다.

즉... 지난 4년간 배운 지식, 지난 4년간 모은 돈이 지금의 상대방을 만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인생 전체를 처음부터 두루 살펴봐야만 그 사람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생이라함은... 2차원 평면에서 (x,y) 로 묘사할 수 있는 점 하나가 아니라... 변수가 많은 복잡한 방정식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보이는 것만큼 크지않고... 보이지않는 것만큼 작지도 않습니다.


저는 살아있는 사람의 위인전이나 평전은 거리를 두는 편입니다.


그 이유는 위와 같은데... 

한 사람의 인생을 마주볼 때에는... 그 사람이 살아있으면 x,y 에 대해서만 방정식을 그리는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그가 살아있던 시절에 그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 시점 이후에 그에게 어떤 새로운 사건이 전개되면서...

z 라는 변수도 고려할 필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의 사후에 알고보니 x,y 방정식이 아니라 x,y,z 방정식이어야만 그를 설명할 수 있게된다는 것입니다.


책의 서문에 언급된 플라톤의 "국가" 의 한 글로 마무으리합니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 는 이데아에 대한 아주 유명한 내용입니다.

"앨저넌에게 꽃을" 은 "동굴의 비유" 를 인간성의 관점에서 소설적으로 묘사한 책이라고 결론짓고자 합니다.

갑자기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데에 두가지 경우가 있음을 기억하자. 즉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갈 때와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나올 때이다. 이는 육체의 눈뿐만 아니라 마음의 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통찰력이 부족한 사람을 보고 함부로 비웃지 않을 것이다.

인생은 참 복잡하죠 ~

아래는 플라톤의 동굴에 대한 묘사같은데, 재미있습니다.

http://blog.naver.com/mrland_net/220534626667


책도 꼭 한 번 읽어보세요 ~